계란으로 바위를 친 대통령, 노무현

Dream칼럼 2008/02/24 22:27

  제가 '노무현'이라는 이름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2002년 대통령 후보 경선 때 부터인듯 싶습니다. 아마 그 전에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으로 부산에 출마했다가 아깝게 고배를 마신 정치인이었던 것 같은데, 중학교 때 잠깐 스쳐 지나갔을 뿐입니다. 그러다 고등학교 갓 입학하고 그가 여타 다른 더러운 정치인들과는 다른 정치인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 때부터, 무언가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이는 어렸지만, 돌아가는 정치가 더러운 것은 다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런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 나갈 것 같던 대통령 후보는 대통령이 되기는 커녕 후보조차 물러나야 할 위기에 까지 처했었습니다.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그를 뽑은 민주당은 월드컵으로 급부상 하고 있던 정몽준씨와 단일화를 하기 위해서 (당시 노무현보다 지지율이 높았던 정몽준을 올리기 위해서) 물밑작업을 벌였으니 말입니다. 단일화를 할 때, 불리할 줄 알면서도 정몽준 쪽에서 하자는 대로 다 수용했던 노무현 후보는 정말 드라마틱하게 여론조사에서 정몽준 후보를 이겼고, 결국 '이회창 대세론'을 꺽고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정말 저는 어린나이였지만 뛸 듯이 기뻤고, 새로운 세상이 올 것만 같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나 돈 많은 기득권 세력, 친일파 후손들은 '어디서 굴러먹어온 놈'이 그리 탐탁치 않았나봅니다. 한나라당은 그가 당선되자마자, 개표를 다시 해봐야 한다며 생 난리를 친 것을 시작으로 조, 중, 동과 합세하여 그의 발목을 여지없이 잡았습니다. 그렇게 잡은 것도 모자라 아예 끌어내리려고 탄핵안까지 가결하는 사상 초유의 일도 벌어졌습니다. 국민들은 국회의원들을 지탄했고, 탄핵안은 기각되었지만, 한나라당과 조, 중, 동은 연일 노무현을 은근슬쩍 공격하였습니다. 마치 경제를 파탄내고, 나라를 뒤흔든 사람처럼 말입니다. 결국 국민들은 그에게 등을 돌리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되니, 세상에 이렇게 도덕적 흠결이 넘쳐나는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뽑아 놓은 것이겠죠.

  그렇습니다. 그는 정말 초라할 정도로 약한 대통령이었습니다. 절반이나 지지해 주었던 국민들도 그에게 등을 돌렸습니다. 경제가 나날이 안 좋아지고, 서민 경제 죽여놓았다고 착각을 합니다. 정말 노무현 대통령이 경제를 망쳤을까요? 다른 블로그에서 각종 그래프를 볼 때, 오히려 참여정부만큼 경제적 성과를 낸 대통령도 없었습니다. 박정희의 17년 통치에 비하면, 그 짧은 5년에 많은 걸 해낸 셈이지요. 그런데도 사람들은 경제 죽였다고 욕을 합니다. 설령 서민경제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고 해도, 그것은 시장의 문제이지 노무현 대통령이 벌여놓은 것은 아닌데도 말입니다.



 계란으로 바위를 친 대통령

 이렇게 저는 참여정부 5년을 지켜보면서 정말 대한민국이 떳떳하지 못한 나라라는 사실을 뼈져리게 느꼈습니다. 과거사를 청산하기 위해서 친일행적을 조사하는 법안을 한나라당은 누더기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사립학교 재단의 전횡을 막기위해 개방형 이사제를 두게끔 개정하였을 때도, 사립학교 이사장들과 결탁한 한나라당이 노골적인 시위를 버렸고, 결국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항상 뒤에서 조,중,동은 노골적으로 노무현대통령을 비난하였습니다. 자신들과 맞지 않는 성향의 인사를 세우면, '코드'인사라고 맹비난을 했습니다. 그렇게 자신들의 기득권을 갉아먹는 노무현 대통령을 보기 싫으니 국회의원들이 다 모여 탄핵안을 가결시켰겠지요. 정말 뒷배 없는 권력이란 이리 무섭다는 사실을 절절히 깨달았습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은 정말 꿋꿋했습니다. 뒤에서 온갖 비난을 서슴지 않아도 자신의 철학과 소신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할 때 즈음에도 그는 떳떳히 '미국 바짓가랑이 붙잡고 형님, 형님하면서 살아야 됩니까?'하며 반대하는 원로 국방장관들에게 따끔하게 한 마디 하였습니다. 최근에 이명박 인수위에서 20일 안에 정부조직법을 개정한다고 했을 때에도, 노무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참여정부와 맞지 않는 정부조직법에 사인을 할 수 없다며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이런 행동이 독단과 독선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이 또한 자기 자신이 아닌 나라를 생각해서 한 말이 아니겠습니까? 친일파와 독재의 권력으로 똘똘 다져진 저 한나라당이라는 기득권의 바위를 뒷배 없는 노무현 대통령은 계란으로나마 그것을 깨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계란은 계란일 뿐, 바위는 아직도 굳건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당신이 던진 바위 위의 계란자국을 잊지 않겠습니다.

 온 나라 사람들이 욕을 해도, 내 친구들이 노무현 욕을 해도 저는 노무현 대통령만큼 일 잘하고, 또 잘못 틀어진 나라를 바로 잡으려고 노력한 사람은 없다고 단언합니다. 지금 다시 수구세력이 나라를 잡았다고는 하지만, 저는 그들 바위위에 남겨진 노무현 대통령, 당신이 던진 더러운 바위 위에 남아있는 계란자국을 잊지 않고 기억할 것입니다. 대통령 후보시절 연설하신 말씀(위 동영상)을 제 인생에 기억해야 할 한마디로 남기려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수고 하셨습니다. 정말 노무현 대통령 아래에서 살았던 국민으로서, 젊은 청년으로서 대통령님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posted by 맑은마루

두려움

喜噫希 2008/02/16 23:41
  나에게 있어 나 자신과의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두려움이다. 모든 것에 있어서 소심한 행동을 보인다. 초등학교 때에는 그것을 아예 모르고 살았고, 중학교 때에는 조금씩 알고 살았지만 크게 심각하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내가 많이 소심한 사람이라는 것을 자각하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갓 올라와서 였다. 조금이라도 마음을 좀 다부지게 먹고, 헤쳐나가야 하지 않겠는가하는 생각에 (지금 생각하기에) 별짓을 다했다.. 그 와중에 알게 모르게 희생된 친구가 있기도 했다. 그렇게 조금씩 나의 그런 소심함을 고등학교 나머지 기간 동안에 어떻게든 극복하고자 했다.

  그러나 그렇게 깨부수고자 하는 마음은 오래 지나지 않아 서서히 도로 뭉개지기 시작했다. 교대에 입학하면서 나도 모르게 도로 소심해지기 시작했다. 소문에 민감해지기 시작했고, 조금이라도 나에게 해가 되면 어쩌나 전전긍긍하면서 살았다. 조금이라도 학점에 지장이 있다면, 그 행동은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남들이 다 하니까 따라했고, 남들이 안 하는 것에는 할 엄두도 내지 않았다.

  그렇게 3년을 지낸 지금, 겨울 수련회에 가서 내 삶을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많은 생각을 하였다. 내가 왜 조그마한 일에 전전긍긍하면서 살아야 하는가. 사회적인 취업난에 떠밀려 그나마 취직하기 쉽다는 교대에 들어와 억지로 버텼는데, 노무현씨와 맹박이가 선생 적게 뽑아서 그마저도 보장되지 못하니까 소심의 극치를 달리며 인생 피곤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돌이켜 보면, 야망과 포부를 가지고 공부에 임했던 고등학교 시절이 단지 선생자리 하나 달랑 얻기 위해서 공부를 하고 있는 지금에 비해 훨씬 보람되고 가치있었다. 나는 작금의 임용을 위한 공부보다 더 큰 꿈을, 더 큰 포부를 가지고 살아갈 수 없을까?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posted by 맑은마루